2026-10-13 · 천준영 (수석연구원)

학령인구 감소는 학교를 어떻게 바꿀까? 2035년 309만 명과 전교생 60명 이하 34%, 폐교 412곳으로 보는 교육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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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령인구 감소는 학교를 어떻게 바꿀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학교 수가 줄어드는 문제가 아니라 학교가 지역에서 하는 역할이 바뀌는 문제입니다. 초·중·고 학령인구는 2025년 511.3만 명에서 2035년 309.1만 명으로 줄어들 전망입니다. 초등 학령인구(6~11세)만 보면 2020년 272만 명에서 2035년 137만 명으로 약 49.9% 감소합니다. 그 결과 2035년에는 전교생 60명 이하인 초등학교가 전체의 34%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난 10년간 전국에서 412곳이 문을 닫았고 2025년부터 2030년까지 폐교 예정 학교는 107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숫자만 보면 통폐합이 답처럼 보이는데요, 학교가 사라진 마을에서 무엇이 함께 사라지는지를 보면 계산이 달라집니다.

목차

학교가 문을 닫은 뒤 1년, 어느 면 소재지의 변화

지역 생활환경 조사를 하면서 폐교 1년이 지난 면 소재지를 두 차례 방문했습니다. 전교생이 11명까지 줄어 인근 학교로 통합된 곳이었습니다.

통합 결정 자체는 합리적으로 보였습니다. 학생 11명으로는 학년별 수업이 어렵고 또래 집단이 형성되지 않았습니다. 통합된 학교는 차로 20분 거리였고 통학버스가 배정됐습니다.

1년 뒤 달라진 것은 학교만이 아니었습니다. 학교 앞 문구점과 분식집이 문을 닫았습니다. 방과 후에 아이들을 봐 주던 돌봄교실이 사라져 조부모가 통학버스 시간에 맞춰 정류장까지 나가는 일정이 생겼습니다. 체육관을 저녁에 쓰던 주민 배드민턴 모임이 해산했습니다. 마을 선거 투표소도 다른 건물로 옮겨졌습니다. 학교가 맡고 있던 공공 기능이 하나씩 빠져나간 셈입니다.

가장 눈에 띈 변화는 젊은 가구의 판단이었습니다. 면담한 세 가구 중 두 가구가 "둘째가 학교 갈 나이가 되면 읍으로 나갈 생각"이라고 답했습니다. 학교가 없다는 사실이 전입을 막는 요인에서 전출을 밀어내는 요인으로 바뀌었습니다. 통합 결정이 인구 감소의 결과였는데 그 결정이 다시 인구 감소의 원인이 되는 순환이 생겼습니다.

학교는 교육 시설이면서 동시에 생활 인프라입니다. 이 관찰에서 가장 분명했던 대목입니다. 학생 수로만 효율을 계산하면 이 부분이 빠집니다. 반대로 효율을 전부 무시할 수도 없습니다. 학년별 수업이 불가능한 규모에서 교육의 질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사실입니다. 두 가치가 충돌하기 때문에 이 문제는 숫자로 결론이 나지 않습니다.

학령인구 감소는 어디서 먼저 체감되나요

감소는 전국에 고르게 오지 않습니다. 순서가 있습니다.

단계시기나타나는 현상
1단계이미 진행농어촌 면 지역 초등학교 소규모화와 폐교
2단계진행 중지방 중소도시 구도심 학교 학급 수 감축
3단계접근 중대도시 구축 아파트 단지 학교 과소화
4단계2030년대중·고등학교와 대학으로 파급

3단계를 자주 놓칩니다. 지방 소멸 이야기로만 다루면 대도시는 안전해 보입니다. 그런데 같은 도시 안에서도 신도시로 인구가 이동하면 구축 단지 학교가 비어 갑니다. 그래서 서울과 광역시에서도 학급 수를 줄이거나 인근 학교와 통합을 검토하는 사례가 나옵니다.

4단계의 시차도 중요합니다. 지금 초등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 6년 뒤 중학교, 9년 뒤 고등학교에서 반복됩니다. 초등 학령인구가 2035년까지 절반으로 줄어든다면 2040년대 초반 고등학교 구조는 지금과 전혀 다릅니다. 교원 양성 규모와 학교 시설 투자는 이 시차를 전제로 결정해야 하는데 결정 시점과 효과 시점이 10년 이상 벌어져 있습니다.

소규모학교, 장점과 한계를 같이 봅니다

소규모학교를 무조건 비효율로 보는 시각과 무조건 지켜야 한다는 시각이 모두 단순합니다. 실제로 확인되는 장단점은 섞여 있습니다.

장점 쪽에서는 교사와 학생의 밀접한 관계, 개별화된 지도, 학생 한 명당 발언 기회와 역할의 증가가 꼽힙니다. 학생 수가 적으면 모든 아이가 학교 행사에서 역할을 맡게 되고 이것이 자기효능감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관찰이 반복됩니다.

한계로 가면 또래 집단의 부재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됩니다. 같은 학년에 두세 명뿐이면 관계를 선택할 여지가 없고 갈등이 생겼을 때 피할 곳도 없는데 교과 전담 교사 배치가 어려워 한 교사가 여러 과목을 맡는 구조까지 겹칩니다. 체육, 음악, 과학 실험처럼 집단이나 설비가 필요한 활동에 제약이 생깁니다.

여기서는 "학생이 적은 학교"와 "학년이 비어 있는 학교"를 구분해야 합니다. 전교생 60명이라도 학년별로 10명씩 있으면 수업이 가능합니다. 전교생 20명에 특정 학년이 0명이면 복식 학급을 운영해야 합니다. 통폐합 기준을 전교생 수로만 정하면 이 차이가 반영되지 않습니다. 학년별 재학생 분포와 향후 5년 입학 예정 인원을 함께 놓고 판단하면 현실에 더 가깝습니다. 입학 예정 인원은 해당 학구의 출생아 수로 비교적 정확하게 추정됩니다.

통폐합 외에 어떤 선택지가 있나요

폐교와 유지 사이에 중간 선택지들이 있습니다.

  • 통합운영학교: 초·중 또는 중·고를 한 시설에서 운영하며 교원과 시설을 공유합니다. 학교는 남고 운영은 합치는 방식입니다
  • 거점학교와 분교 체제: 교과 전담 수업은 거점학교에서 모여 하고 기본 생활은 각 학교에서 하는 구조입니다
  • 공동 교육과정: 여러 소규모학교가 과목을 나눠 맡고 순회 교사나 원격 수업으로 연결합니다
  • 복합시설화: 학교에 도서관, 돌봄, 주민 체육시설을 함께 넣어 이용 인구를 넓힙니다
  • 작은학교 자유학구제: 인근 도시 학생이 소규모학교로 지원할 수 있게 통학 구역을 열어 둡니다

마지막 두 가지가 최근 주목받는 방향입니다. 복합시설화는 학교 공간의 유휴 비중이 커지는 상황을 역으로 활용합니다. 학생이 줄어 비는 교실을 주민 시설로 전환하면 학교가 마을의 중심 시설로 남고 유지 비용의 근거도 생깁니다. 자유학구제는 소규모학교의 장점을 선택하는 가구를 끌어와 학생 수를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전입 가구가 생활 기반까지 옮기지 않으면 효과가 한시적이라는 한계가 지적됩니다.

폐교 자산을 어떻게 쓸지도 아직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문을 닫은 학교 건물은 지역의 큰 자산인데 활용률이 낮습니다. 관리 주체와 비용 분담이 정리되지 않아 방치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복합시설화를 폐교 이후에 검토하면 늦습니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미리 설계하는 게 현실적입니다.

교원 수급과 교실의 구조가 바뀝니다

학령인구 감소는 교원 수급 문제로 직결됩니다. 단순 계산으로는 학생이 줄면 교사도 줄여야 합니다. 그런데 학급당 학생 수를 낮추는 정책 목표와 충돌합니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국면은 학급 규모를 줄일 기회이기도 합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필요한 교원 수가 크게 달라집니다.

지역 간 배분도 쟁점입니다. 소규모학교를 유지하려면 학생 수에 비해 많은 교원이 필요합니다. 전체 교원 수가 줄어드는 가운데 소규모학교에 배치를 유지하면 도시 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가 올라갑니다. 교원 정원 문제가 지역 간 자원 배분 문제로 번지는 구조입니다. 그래서 소규모학교 유지 논의는 교육적 판단만으로 끝나지 않고 전체 교원 정원 결정과 묶여서 진행됩니다.

교실 공간의 쓰임도 달라집니다. 학급 수가 줄면 교실이 남습니다. 남은 공간을 어떻게 쓸지가 설계 과제가 됩니다. 과목별 특별교실, 돌봄 공간, 지역 개방 공간으로 전환하는 방향이 거론됩니다. 신축 학교는 지을 때부터 용도 변경이 쉬운 구조로 짓는 설계가 늘었습니다. 기존 학교 건물은 내부 벽이 구조체인 경우가 많아 전환 비용이 큽니다. 1980~1990년대에 지어진 학교가 많은 지역에서는 노후 시설 개선과 공간 전환을 한 번에 묶어 추진하는 편이 비용 면에서 유리합니다. 따로 하면 같은 건물을 두 번 손대게 됩니다.

2035년의 학교를 가정해 보면

2035년의 조건을 숫자로만 놓으면 이렇습니다. 초·중·고 학령인구 309.1만 명, 초등 학령인구 137만 명, 전교생 60명 이하 초등학교 비중 34%입니다. 이 조건에서 나올 수 있는 학교의 모습을 셋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대도시 신도시형입니다. 학생 수는 유지되지만 학급 규모가 작아지고 특별교실과 돌봄 공간이 넓어집니다. 학교 하나가 담당하는 기능이 늘어납니다.

둘째는 지방 중소도시형입니다. 구도심 학교가 통합되고 거점학교 중심으로 재편됩니다. 통학 거리가 늘어나므로 통학 수단과 안전이 핵심 쟁점이 됩니다. 통학버스 운영비와 승하차 안전, 저학년의 이동 시간이 함께 다뤄져야 합니다.

셋째는 농어촌형입니다. 학교와 마을 시설이 한 건물로 합쳐지는 복합시설이 기본형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교육과정은 여러 학교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전담 교사는 순회하는 방식이 됩니다.

세 유형 모두에서 공통으로 커지는 것이 돌봄 기능입니다. 맞벌이 비중이 높아진 상태에서 학교가 수업만 담당하면 돌봄 공백이 가족에게 남습니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데도 학교가 해야 할 일이 늘어나는 역설이 여기서 생깁니다. 학교 수를 줄이는 계산과 학교 기능을 늘리는 계산이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2030년대 교육 지형의 특징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전망에서 놓치기 쉬운 변수가 외국인 가구입니다. 전체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특정 지역에서는 이주 배경 학생 비중이 빠르게 올라가고 있습니다. 전국 평균 전망으로 보면 학생이 줄어드는 지역인데 실제로는 한국어 지원과 다문화 교육 수요가 늘어나는 학교가 생깁니다. 학생 수 감소를 근거로 자원을 줄인 뒤 다른 종류의 수요가 커지는 상황이 겹치면 현장 부담이 오히려 늘어납니다. 전망을 지역 단위로 쪼개 봐야 하는 이유입니다.

FAQ

학생이 줄면 학급당 학생 수도 자동으로 줄어드나요? 자동으로 줄지 않습니다. 학급 수를 함께 줄이면 학급당 학생 수는 비슷하게 유지됩니다. 학생 감소를 학급 규모 축소로 쓸지 교원 감축으로 쓸지는 정책 선택입니다. 그래서 같은 인구 전망을 두고도 필요한 교원 수 추계가 기관마다 다르게 나옵니다.
통합운영학교와 통폐합은 어떻게 다른가요? 통폐합은 학교가 사라지고 학생이 다른 학교로 옮겨 가는 것입니다. 통합운영학교는 학교는 유지되면서 초·중 또는 중·고가 시설과 교원을 공유하는 운영 방식입니다. 통학 거리가 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입니다. 다만 학교급이 다른 학생이 한 공간을 쓰는 데서 생기는 생활 지도 과제가 따릅니다.
폐교된 학교 건물은 어떻게 활용되나요? 문화시설, 숙박시설, 창업 공간, 복지 시설로 전환된 사례가 있지만 활용률 자체가 높지 않습니다. 매각이나 임대 조건, 관리 비용 분담, 지역 수요가 맞아야 하는데 세 조건이 함께 갖춰지기 어렵습니다. 폐교 이후에 용도를 찾기보다 학생 수가 줄어드는 과정에서 미리 전환 계획을 세우는 쪽이 성공률이 높습니다.
작은 학교에 아이를 보내면 교육에 불리할까요? 단정하기 어렵습니다. 개별화된 지도와 역할 경험 측면에서는 유리하고 또래 관계의 폭과 교과 전담 수업 측면에서는 제약이 있습니다. 같은 학년에 몇 명이 있는지, 전담 교사가 배치되는지, 인근 학교와 공동 교육과정이 운영되는지를 확인하는 편이 전교생 수보다 유용한 기준입니다.
학령인구 전망은 얼마나 믿을 수 있나요? 초등 단계 전망은 비교적 정확합니다.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 입학하는 구조라서 출생아 수가 확정된 구간은 변동 요인이 적습니다. 반면 중·고등학교와 대학 단계 전망은 출산율 변화와 인구 이동, 유학·전입 요인이 섞여 폭이 넓어집니다. 지역 단위 전망은 인구 이동 때문에 전국 전망보다 불확실성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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