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7-18 · 천준영 (수석연구원)

공유주거 코리빙은 1인 가구의 표준 주거가 될까? 서울 7,377실 시장 분석과 2035년 시니어 공유주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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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유주거 코리빙은 앞으로 1인 가구의 표준 주거가 될까요?

핵심은 코리빙이 유행이 아니라 전세 소멸과 1인 가구 증가라는 두 구조 변화의 결과물이라는 점입니다. 서울의 코리빙 공급은 2017년 338실에서 2026년 1분기 7,377실로 9년 만에 22배 늘었고, 관련 거래액은 2024년 1,970억 원에서 2025년 3,850억 원으로 한 해 만에 두 배가 됐습니다. 같은 기간 1인 가구는 2024년 전체의 36.1%인 804만 5,000가구를 기록했고, 2052년에는 962만 가구로 41.3%까지 오를 전망입니다. 다만 앞으로 10년의 관건은 공급량이 아니라 가격입니다. 전용 40제곱미터 이하 코리빙의 월 임대료 중위값은 약 113만 원으로 같은 면적 오피스텔의 1.5배 수준이어서, 이 격차가 좁혀지느냐가 코리빙이 특수 상품에 머무를지 표준 주거로 올라설지를 가릅니다.

목차

보증금 300만 원짜리 계약서를 보며 연구원들이 멈췄던 지점

미래생활연구원이 서울 성동구의 한 코리빙 하우스를 조사하면서 가장 오래 들여다본 것은 라운지도 옥상 정원도 아니고 계약서였습니다. 보증금 300만 원, 월 임대료 108만 원, 관리비 포함, 계약 기간 6개월. 여기에 가구와 가전, 침구, 인터넷, 청소 서비스가 모두 들어 있었습니다.

이 조건이 왜 중요한지는 같은 건물에서 걸어서 8분 거리에 있는 원룸 오피스텔과 비교해 보면 드러납니다. 그쪽은 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75만 원이었습니다. 언뜻 오피스텔이 싸 보이지만, 3,000만 원을 마련하지 못하거나 6개월 뒤 지방으로 발령이 날 예정인 사람에게는 애초에 선택지가 아닙니다. 실제로 인터뷰한 스물아홉 살 입주자는 "돈을 아끼려고 온 게 아니라 목돈을 안 묶으려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연구원들이 멈췄던 지점은 이 대목이었습니다. 코리빙 사업자들이 홍보하는 핵심 가치는 커뮤니티와 라이프스타일인데, 정작 입주자가 말하는 구매 이유는 유동성이었습니다. 같은 건물 입주자 열두 명을 인터뷰했더니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정기적으로 참여한다고 답한 사람은 세 명이었습니다. 나머지는 라운지를 그냥 넓은 카페처럼 썼습니다. 앞으로의 공유주거를 전망할 때 이 간극을 놓치면 시장을 잘못 읽게 됩니다.

코리빙이 지금 성장하는 진짜 이유는 커뮤니티가 아닙니다

한 줄로 말하면 전세라는 저비용 거주 수단이 사라진 자리를 코리빙이 채우고 있습니다. 전세대출 금리가 오르고 보증 사고가 반복되면서 청년층의 전세 선택은 빠르게 줄었고, 월세 거래 비중이 전세를 넘어섰습니다. 목돈을 넣고 이자 없이 사는 방식이 무너지자, 남은 선택지는 월세 원룸이거나 관리형 월세 주거입니다. 코리빙은 후자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가구 구조입니다. 1인 가구는 2024년 804만 5,000가구로 전체의 36.1%였고, 장래가구추계에 따르면 2052년 962만 가구·41.3%까지 늘어납니다. 평균 가구원 수는 2022년 2.26명에서 2052년 1.81명으로 내려갑니다. 한 집에 한 명이 사는 것이 예외가 아니라 기본이 되는 사회에서, 주방과 세탁실을 각 세대가 따로 갖추는 방식은 면적 낭비에 가깝습니다. 공유주거의 경제적 논리는 여기서 나옵니다.

세 번째는 자본의 이동입니다. 오피스와 상가의 수익성이 흔들리는 동안 임대주거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현금흐름 자산으로 재평가됐습니다. 실제로 GIC와 KKR, 모건스탠리 같은 글로벌 기관투자자가 국내 코리빙 자산에 들어오고 있고, 프로젝트리츠 제도로 토지 현물출자 시 과세이연이 적용되면서 개발 구조도 바뀌었습니다. 커뮤니티라는 말은 마케팅 언어이고, 시장을 움직이는 것은 유동성과 수익률 이었습니다.

숫자로 본 국내 코리빙 시장의 현재 좌표

전망을 세우려면 현재 좌표부터 정확해야 합니다. 서울 기준 주요 지표를 모으면 다음과 같습니다.

지표수치비고
서울 공급 호실7,377실(2026년 1분기)2017년 338실 대비 22배
누적 공급 증가6,320가구(2023) → 7,371가구(2024)1년 새 16.6% 증가
임대차 계약2024년 전년 대비 29% 증가수요는 연 22% 수준 증가
거래액1,970억 원(2024) → 3,850억 원(2025)약 2배
제곱미터당 월 임대료4만 8,000원(2023년 1분기) → 6만 4,000원(2026년 1분기)3년간 33% 상승
40제곱미터 이하 임대료 중위값약 113만 원동일 면적 오피스텔의 약 1.5배

시장 구조도 이미 굳어지는 중입니다. 상위 5개 사업자가 전체 공급의 약 9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자가개발형인 맹그로브(MGRV)는 2024년 매출 255억 원에 영업이익 50억 원을 냈고, SK디앤디의 에피소드는 2025년 매출 863억 원을 기록했지만 순손실 43억 원을 남겼습니다. 마스터리스 방식의 홈즈컴퍼니는 2024년 매출 298억 원으로 다섯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습니다. 같은 코리빙이라는 이름을 쓰지만 개발형이냐 임차형이냐 위탁운영이냐에 따라 수익 구조가 완전히 다르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앞으로의 위험 요인이 보입니다. 안정화 소득수익률은 코리빙과 기업형 임대주택 모두 4%대인데, 코리빙은 개별 객실 면적이 작고 공용 면적이 커서 같은 수익률을 맞추려면 임대료를 약 40% 높게 잡아야 합니다. 임대료를 낮추면 사업이 안 되고, 높이면 수요층이 얇아지는 구조입니다. 이 방정식을 풀지 못하면 공급은 늘어도 대중화는 오지 않습니다.

제도가 먼저 움직였습니다: 임대형 기숙사에서 장기민간임대까지

흥미로운 것은 이번에는 제도가 시장보다 늦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주요 흐름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시점제도내용
2023년 2월임대형 기숙사 신설20실 이상·전체 호실의 50% 이상 공동 취사, 건축법 시행령 개정
2024년 3월등록임대 편입 논의기금 출자·융자 지원 방향 검토
2024년 8월신유형 장기민간임대주택단지별 100세대 이상·20년 이상 의무 임대
2025년프로젝트리츠현물출자 과세이연으로 토지 출자 유인 확대

특히 신유형 장기민간임대주택은 자율형·준자율형·지원형 세 갈래로 나뉩니다. 자율형은 임대료 규제를 두지 않는 대신 지원을 최소화하고, 준자율형은 인상률 5% 상한과 기금 융자를 묶었으며, 지원형은 시세의 95% 수준으로 공공택지를 활용합니다. 2035년까지 연 1만 호, 누적 10만 호 공급이 목표로 제시돼 있습니다.

다만 업계와 청년층의 시선은 갈립니다. 사업자 쪽은 임대료 상한을 풀어야 투자가 들어온다고 말하고, 거주자 쪽은 상한이 없으면 결국 감당 못할 가격이 된다고 우려합니다. 이 긴장은 앞으로 5년 동안 공유주거 정책의 중심 쟁점으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미래생활연구원은 임대료 총액 규제보다 계약 갱신 시 인상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거주자가 실제로 두려워하는 것은 오늘의 금액이 아니라 내년의 불확실성 이기 때문입니다.

2035년 공유주거는 청년의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코리빙의 얼굴은 20~30대였습니다. 그런데 인구 전망을 겹쳐 보면 다음 10년의 주력 수요층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65세 이상 1인 가구는 2022년 192만 3,000가구에서 2052년 496만 1,000가구로 2.6배 늘고, 1인 가구 중 65세 이상 비중은 26%에서 51.6%가 됩니다. 혼자 사는 사람의 절반이 노인인 사회에서 공유주거의 정의는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구분현재의 청년 코리빙2035년 시니어 공유주거 전망
계약 기간6개월~1년 단기3년 이상 장기, 거주 지속성 우선
핵심 가치목돈 부담 없는 유동성고립 방지와 생활 지원
공용 공간라운지·코워킹공동 식사, 건강 관리, 돌봄 인력 상주
수익 구조임대료 중심임대료와 서비스 요금 분리 과금

이 전환이 매끄럽지는 않을 것입니다. 청년 코리빙은 짧게 살고 나가는 회전율을 전제로 설계됏지만, 시니어 공유주거는 오래 사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회전율이 떨어지면 사업자의 임대료 인상 여지가 줄고, 대신 서비스 요금이 수익원으로 올라옵니다. 그 순간 이 상품은 주거가 아니라 준요양 서비스에 가까워지고, 규제 체계도 주택법이 아니라 복지 영역과 겹치게 됩니다. 국내 제도는 아직 이 경계를 정리하지 못했습니다.

한 가지 더 짚을 것은 중장년 1인 가구입니다. 이혼과 사별, 비혼으로 40~50대 1인 가구가 두터워지고 있는데 이들은 청년형에도 시니어형에도 맞지 않습니다. 소득은 있으나 목돈은 없고, 돌봄은 필요 없지만 고립 위험은 있습니다. 앞으로 공유주거 시장에서 가장 크게 비어 있는 칸이 바로 여기라고 봅니다.

코리빙을 고를 때 반드시 확인해야 할 다섯 가지

전망과 별개로 지금 집을 구하는 사람에게 필요한 기준을 정리합니다. 조사 과정에서 반복해 확인된 항목들 입니다.

첫째, 임대료에 포함된 항목을 문서로 확인합니다. 관리비와 공과금, 인터넷, 청소 주기가 계약서에 적혀 있는지 봅니다. 광고 문구에만 있고 계약서에 없으면 없는 것입니다. 둘째, 공용 공간 면적 대비 실사용 가능 시간을 봅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라운지는 실제 접근성이 생각보다 낮습니다. 셋째, 운영 주체가 건물 소유자인지 임차 후 재임대하는 구조인지 확인합니다. 마스터리스 구조에서는 원 소유자와 운영사의 계약이 끝나면 거주자가 영향을 받을수 있습니다.

넷째, 방음입니다. 공유주거 불만의 상당수는 커뮤니티가 아니라 소음에서 나옵니다. 낮이 아니라 밤에 한 번 더 방문해 보기를 권합니다. 다섯째, 퇴거 조건입니다. 단기 계약이 장점이라면 그 장점이 실제로 작동하는지, 중도 해지 위약금이 몇 개월치인지 숫자로 확인해야 합니다. 유동성 때문에 선택한 주거에서 유동성이 없다면 선택 이유가 사라집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계약 전에 그 건물의 입주자 구성을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같은 브랜드라도 지점마다 평균 연령과 거주 목적이 크게 다릅니다. 대학가 인근은 학기 단위 회전이 빠르고, 업무지구 인근은 30대 직장인 비중이 높으며 밤 시간대 소음이 적은 편입니다. 운영사가 이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하지 못한다면 데이터 기반 운영이 아직 자리 잡지 않았다는 신호로 읽어도 무방합니다. 앞으로 코리빙 사업자 간 격차는 건물의 외관이나 라운지 디자인이 아니라 이런 운영 데이터의 두께에서 벌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실률 5% 수준을 유지하는 운영사와 그렇지 못한 곳의 차이는 대부분 여기서 갈립니다.

자주 묻는 질문

코리빙과 셰어하우스는 어떻게 다른가요?

규모와 운영 주체가 다릅니다. 셰어하우스는 보통 한 채의 주택을 여러 명이 나눠 쓰는 소규모 형태이고, 코리빙은 전문 사업자가 수십에서 수백 실 단위로 개발·운영하는 상품입니다. 2023년 신설된 임대형 기숙사는 20실 이상, 전체 호실의 50% 이상 공동 취사를 조건으로 하는데 이 기준이 사실상 코리빙의 법적 틀 역할을 합니다.

임대료가 오피스텔보다 1.5배 비싼데 그만한 값어치가 있나요?

무엇을 사는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구·가전·인터넷·청소가 포함된 총액으로 비교하면 격차는 줄어들고, 보증금 부담까지 넣으면 역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장기 거주가 확실하고 목돈이 있다면 일반 임대차가 유리합니다. 코리빙은 거주 기간이 짧거나 불확실할 때 유리한 상품입니다.

공급이 계속 늘면 임대료가 내려갈까요?

단기간에는 어렵습니다. 제곱미터당 임대료가 2023년 1분기 4만 8,000원에서 2026년 1분기 6만 4,000원으로 33% 오르는 동안 공급도 함께 늘었습니다. 코리빙은 공용 면적 비중이 높아 같은 수익률을 맞추려면 임대료를 약 40% 높게 책정해야 하는 구조라, 공급 증가만으로 가격이 내려가기는 쉽지 않습니다. 지원형 장기민간임대처럼 시세 대비 할인된 유형이 얼마나 나오는지가 변수입니다.

고령자를 위한 공유주거는 국내에 이미 있나요?

시니어 레지던스나 실버타운 형태가 있지만 대부분 보증금이 수억 원대로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월세 기반의 중저가 시니어 공유주거는 아직 초기 단계입니다. 65세 이상 1인 가구가 2052년 496만 가구까지 늘어나는 흐름을 감안하면 이 구간의 공급이 향후 10년의 핵심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코리빙에 살면 주민등록이나 청약 자격에 문제가 생기나요?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는 일반 임대차와 마찬가지로 가능하도록 운영되는 곳이 대부분이지만 건물의 법적 용도에 따라 절차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임대형 기숙사와 일반 주택은 취급이 다르므로 계약 전 해당 호실의 건축물대장상 용도를 확인하고, 전입신고 가능 여부를 서면으로 받아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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